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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인허가·착공·준공, 공급 통계의 세 숫자를 읽는 법

by 시간의밀도 2026. 9. 16.

안녕하세요. 시간의 밀도 시밀입니다.

 

어느 지역의 한 달 주택 실적이 인허가 100호, 착공 60호, 준공 80호라고 해보겠습니다.
이해를 위해 만든 숫자인데요. 세 항목을 더하면 240호가 되지만, 그달 새로 완성된 집이 240호라는 뜻은 아닙니다.

 

주택 인허가·착공·준공은 집을 짓는 서로 다른 단계의 기록입니다.
같은 달에 발표됐어도 같은 집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간 숫자는 아니라는 점을 먼저 기억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 집을 짓는 과정에서 숫자가 기록되는 때

 

인허가는 주택을 지을 계획이 행정 절차를 거친 단계로 읽습니다.
국토교통부의 주택건설실적통계 설명을 보면 건축허가·건축신고 대상 주택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대상 주택을 집계 범위에 두고 있습니다. 사업계획승인을 받은 아파트만 세는 통계로 좁혀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겠죠.

 

착공은 공사를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다만 통계는 지나가며 눈으로 센 공사장 수가 아니라 착공신고 등 행정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됩니다.
인허가를 받았더라도 착공까지 시간이 걸리거나 다음 단계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어, 인허가 실적을 곧바로 입주 가능한 물량으로 읽기는 어렵습니다.

 

준공은 공사가 마무리되고 사용승인·사용검사 등과 연결되는 단계입니다.
여기까지 왔다고 모든 집에 사람이 들어와 살고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주택공급지표 해설도 공사의 완료와 실제 입주를 구분합니다.

 

계획을 살피는 빈 부지, 골조 공사 중인 건물, 완성된 아파트 외관을 함께 그린 가상 동네 삽화

 

◆ 인허가 100호 중 60호가 착공했다는 뜻일까요?

 

처음의 숫자를 세 사업의 이야기로 바꾸어 보겠습니다.
A 사업은 이번 달 100호의 인허가를 받았고, 아직 착공하지 않았다고 가정해 볼게요.

 

B 사업의 60호는 앞선 시기에 인허가를 받아 이번 달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C 사업의 80호는 그보다 앞서 착공한 뒤, 이번 달 준공 단계에 도달한 별개의 주택입니다. 실제 사업이나 공사 기간을 나타내는 사례는 아닙니다.

 

A 사업은 이번 달 인허가 100호, B 사업은 이전 인허가 후 이번 달 착공 60호, C 사업은 이전 착공 후 이번 달 준공 80호로 집계되는 가상 시간 흐름도

 

이렇게 보면 착공 60호를 인허가 100호로 나눈 60%가 A 사업의 착공률은 아니라는 점이 보입니다.
준공 80호를 착공 60호로 나눠도, 이번 달 착공한 집 가운데 몇 퍼센트가 완성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분자와 분모가 같은 주택 묶음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업이 언제 인허가를 받고 착공·준공했는지 추적하는 자료라면 다음 단계로 넘어간 비율을 따져볼 수 있겠죠.
하지만 지역의 월별 합계만 보고 그 비율을 계산하면 서로 다른 시기에 출발한 사업을 한 줄로 연결하게 됩니다.

 

세 항목을 합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인허가와 착공에는 아직 완성되지 않은 집이 포함되어 있으니, 합계 240호를 이번 달 준공 물량으로 바꿔 부를 수 없습니다. 어느 단계를 알고 싶은지에 따라 각각의 숫자를 읽어야 합니다.

 

◆ 한 달 실적과 연초부터 쌓인 실적도 나눠보세요

 

다른 달과 비교할 때는 우선 같은 단계끼리 놓아보시면 됩니다.
인허가의 변화를 살펴보면서 지난달 준공 실적을 가져오면, 기간뿐 아니라 세고 있는 대상까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어느 지역의 인허가가 1월 40호, 2월 50호, 3월 30호였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3월 한 달 실적인 월계는 30호이고, 1월부터 3월까지의 누계는 120호입니다. 역시 실제 지역 통계가 아닌 계산 예시입니다.

 

가상 인허가 월계 1월 40호, 2월 50호, 3월 30호를 막대로 표시하고 3월 월계 30호와 1월부터 3월 누계 120호를 구분한 그래프

 

누계에는 앞선 달의 실적이 이미 들어 있습니다.
따라서 1월 누계 40호, 2월 누계 90호, 3월 누계 120호를 다시 더하면 같은 물량을 여러 번 세게 됩니다. 전년과 비교할 때도 올해 1~3월 누계에는 작년 1~3월 누계를 맞춰야겠죠.

 

자료를 펼친 김에 지역과 주택 유형, 단위도 함께 보세요.
전국 전체 주택과 특정 시도의 아파트는 범위가 다르고, 주택의 호수와 건축물의 동수·연면적도 다른 숫자입니다. 국토교통부도 건축 통계의 해석 안내에서 주택 호수와 건축 면적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다고 설명합니다.

 

자료를 내려받은 날짜도 남겨두시면 좋겠습니다.
현재 통계누리의 착공 통계정보준공 통계정보는 익월 말 잠정치, 다음 해 9월 확정치 공표를 안내합니다. 과거에 저장한 표와 새로 받은 표가 다르면 어느 쪽이 잠정치인지, 수정된 자료인지부터 확인해 보세요.

 

처음의 100호·60호·80호로 돌아가면 이제 질문이 조금 구체적이 됩니다.
그달 계획이 인허가된 물량, 공사에 들어간 물량, 완성 단계에 이른 물량을 각각 나누어 보고, 그중 관심 있는 단계의 같은 지역·같은 기간 자료를 이어 읽는 것입니다.

 

거래가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도 궁금하다면 주택 거래량과 가격 통계를 함께 읽는 순서로 이어가 보세요. 공급 과정과 거래 상황을 서로 다른 질문으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공식 자료 확인일은 2026년 9월 14일입니다. 그림과 숫자는 설명을 위한 가상 사례이며 특정 지역의 현재 공급량이나 집값 전망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주택 공급 소식을 접할 때 큰 숫자보다 그 숫자가 기록된 단계를 먼저 읽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시간의 밀도 시밀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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