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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보급률 100%를 넘어도 내 집이 없는 이유

by 시간의밀도 2026. 10. 9.

안녕하세요. 시간의 밀도 시밀입니다.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었다는 숫자는 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조금 낯설게 들립니다.
집은 충분하다는데, 왜 내가 살 만한 집을 찾기는 여전히 어려울까요? 이 숫자를 읽을 때 먼저 구별할 것은 집의 수와 집을 가진 가구의 수입니다.

 

주택보급률은 주택 수를 일반가구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입니다.[1]
누가 그 집을 가지고 있는지, 얼마에 들어가 살 수 있는지를 직접 나타내는 비율은 아닙니다. 오늘은 가격 전망 대신, 지역 자료에서 이 숫자가 답해주는 질문의 범위를 살펴보겠습니다.

 

국내 아파트와 다세대주택이 함께 들어선 가상 주거지역의 전경

국내 주거지역을 표현한 생성 삽화입니다. 실제 지역의 모습이나 통계에 대응하는 건물 수가 아닙니다.

 

◆ 집 110채와 가구 100가구를 나누어 세어봅니다

 

통계상 주택이 110호이고 일반가구가 100가구인 가상의 지역을 생각해볼게요.
계산은 110÷100×100으로, 주택보급률은 110%가 됩니다. 이 비율을 구하는 데에는 집을 가진 가구가 몇 가구인지 넣지 않았습니다.

 

100가구가 각각 한 채를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떤 가구가 여러 채를 갖고 다른 가구가 그 집을 빌려 사는 구조도 가능합니다.
지역 밖에 사는 사람이 그 지역의 집을 소유하는 경우도 떠올릴 수 있겠죠. 같은 110이라는 주택 수만으로 어느 소유 구조인지는 정해지지 않습니다.

 

여기서 110%를 보고 주민의 110%가 집을 가지고 있다고 읽을 수 없는 이유가 드러납니다.
분자에 들어간 것은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가구가 아니라 주택의 수이기 때문입니다. e-나라지표도 주택보급률이 주택의 배분이나 실제 거주 수준을 직접 보여주지는 못한다고 설명합니다.[1]

 

또 하나 조심할 해석은 ‘100%를 10% 넘었으니 빈집이 10%’라는 계산입니다.
주택보급률과 빈집 비율은 분자와 분모부터 다른 지표입니다. 앞의 두 숫자만으로 비어 있는 집의 수를 확정할 수 없으며, 빈집을 알고 싶다면 해당 자료의 조사 기준과 빈집 집계를 별도로 읽어야 합니다.

 

집을 세는 기준도 건물 동 수와는 다릅니다.
신주택보급률은 다가구주택의 구분거처를 반영하고, 오피스텔 같은 준주택은 주택 수에 포함하지 않습니다.[1] 같은 거리의 건물을 눈으로 세거나 지도상의 건물 수를 가져와 공식 비율을 그대로 재현하기 어려운 까닭입니다.

 

◆ 소유한 집과 지금 사는 집이 다른 한 가구

 

이번에는 직장 가까운 곳에 전세로 살면서, 다른 지역에 자기 집 한 채를 가지고 있는 가구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이 가구는 집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 사는 집은 빌린 집입니다. 집이 있는가와 자기 집에 살고 있는가에 대한 답이 달라지는 사례입니다.

 

임차해 사는 집과 다른 가구가 거주하는 소유 주택을 분리한 가상 사례

왼쪽 가구가 오른쪽 주택을 소유하면서 왼쪽 집을 빌려 사는 가상 사례입니다. 소유와 현재 거주를 구분하기 위한 설명입니다.

 

자가보유율은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주택을 소유한 가구의 비율을 뜻합니다.
자가점유율은 자신이 소유한 집에서 사는 경우를 보는 지표이고요.[2] 따라서 주택보급률, 자가보유율, 자가점유율의 숫자가 서로 다른 것은 그 자체로 통계 오류가 아닙니다. 각 지표가 묻는 질문이 다릅니다.

 

이를 메모할 때는 주택보급률 옆에 ‘가구 수와 비교한 주택 수’, 자가보유율 옆에 ‘집을 소유한 가구’, 자가점유율 옆에 ‘자기 집에서 사는 가구’라고 적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서로 다른 자료에서 가져온 실제 값을 빼거나 더하려면 조사 대상과 연도도 맞아야 합니다. 국토부 주거실태조사는 일반가구를 대상으로 주거생활을 조사하는 별도의 통계입니다.[3] 이름이 비슷하다고 여러 조사의 수치를 한 표에 섞고 차이를 그대로 가구 수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이 세 지표 중 무엇이 더 좋은 숫자인지를 고르기보다, 지금 궁금한 질문에 맞는 항목을 고르면 됩니다.
어떤 지역의 주택 재고 규모가 궁금하다면 보급률부터, 가구의 주택 보유나 거주 형태가 궁금하다면 그에 맞는 통계로 옮겨가는 식입니다.

 

◆ 내 집을 고르는 단계에서는 지역을 더 좁힙니다

 

주택보급률을 확인했다고 관심 동네의 매물이 넉넉한지까지 알게 된 것은 아닙니다.
집이 있어도 내가 원하는 출근 거리·면적·가격 조건과 맞는지는 별개의 질문이니까요. 이는 보급률이 쓸모없다는 뜻이 아니라, 지역 전체를 보는 자료 다음에 개별 주거 선택의 조건을 더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아파트 단지와 저층 주거지의 생활환경을 지상 눈높이에서 비교한 가상 거리

주택의 총량 다음에 위치와 생활환경을 살펴보는 가상 장면입니다. 두 지역의 우열이나 가격을 뜻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A시의 주택보급률을 읽은 뒤 역 가까운 소형 아파트를 찾는다면, 다음에 볼 것은 그 조건에 맞는 매물과 거래입니다.
A시 전체의 숫자를 역세권 소형 주택의 재고나 매물 수로 바꾸어 적지 않습니다. 시 전체에서 주택이 늘었어도 어느 동네의 어떤 주택이 늘었는지에 따라 내가 체감하는 선택지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역끼리 비교할 때도 같은 연도, 같은 산정 방식인지 맞추는 과정이 먼저입니다.
국토교통 통계누리에는 등록센서스 기준 주택보급률 자료와 산정 방식이 함께 안내되어 있습니다.[4] 표 제목과 주석을 남겨두면 나중에 다른 숫자를 발견했을 때 기준 차이부터 확인할 수 있습니다.

 

처음의 ‘집이 충분하다는데 왜 찾기 어려울까’라는 질문으로 돌아가면, 100%는 모든 가구가 원하는 집을 소유하거나 바로 입주할 수 있다는 약속이 아닙니다.
집의 총량을 읽은 뒤 소유·거주, 그리고 내가 찾는 지역과 가격으로 질문을 이어가면 됩니다. 큰 통계를 내 집 마련의 판단에 무리 없이 연결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상 시간의 밀도 시밀이었습니다 :)

 

자료 확인: 2026년 10월 2일. 110호·100가구와 두 집의 소유·거주 관계는 개념 설명을 위한 가정입니다. 특정 지역의 현재 수급이나 가격 방향을 분석한 결과가 아닙니다.

 

[1] e-나라지표 — 주택보급률의 산식·범위·한계
[2] e-나라지표 — 자가점유비율과 자가보유율의 개념
[3] 국토교통 통계누리 — 주거실태조사
[4] 국토교통 통계누리 — 주택보급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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